한반도 위기가 '찻잔 속 태풍'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북한이 내년 서해5도를 침공하고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국정원 산하 연구소의 분석도 나왔다.

일본 역시 한반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 사태가 호재로 작용한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일본 정권이다. 그래도 내심 '좌불안석'이다.

핵실험뿐 아니다. 북한이 지대함과 지대공 미사일을 계속 전개하고 있고 미사일 실험발사도 코앞이라는 전망도 나온 터여서 실제 사정권에 있는 일본으로선 강 건너 불구경을 할 때가 아니다.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한 자위대 파병을 운운한 일본이다. 안팎에서 시끄러워지자 한 발 물러섰지만 그들에게 '자위대 파견'은 늘 염두를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걱정할 때가 아닌 듯싶다. 일본 열도 자국민 보호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쿄도 불바다"가 되니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만에 하나 또다시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면 한국군이 일본에 상륙할지도 모른다는, (일본으로선) 예기치 못한 시나리오도 그려지고 있다. 그럴 가능성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입에서 나왔다고 해 더욱 주목된다.

2주 전 미·일외무장관 회담에서 클린턴 장관이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에게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도 주일미군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석간지 '일간 겐다이'의 보도다.

클린턴의 발언을 두고 이 소식통은 "주일 미군기지의 사용제한(규정)을 없애라는 위협"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하는 일본 헌법이 미국이 전개하는 작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촉구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군사 저널리스트는 "한국군에는 당연 일·미안보조약이 적용되지 않을 뿐더러 유엔군의 일부도 아니므로 일본 국내에 있는 기지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래도 미국은 상관없다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미국이 정말 이 같은 계획을 갖고 있다면 일본으로선 그야말로 ‘우라질레이션’ 상황에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은 한국군 수송기를 이용해 재한 미국인들을 싣고 일본 기지에 착륙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판단했다. 그는 또 이렇게 내다봤다. "단순히 미국인 구출만이라면 일본도 인도적 지원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다시 돌아갈 수송기는 안을 텅 비운 채 뜰 리 없다. 탄약 등 무기와 연료 ,식량을 갖고 돌아갈 것이다. 이것이 일본 법률에 걸린다면 지금 조정해 두자는 것이다. 전쟁이 격화한다면 한국 기지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미국은 주일 기지를 한국군 전투기의 임시 피난처로도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신문은 한국에서 전투기까지 날아오게 된다면 일본은 분명히 전쟁에 휘말린다고 우려했다. "노동,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되면 잠시도 버틸 수 없으며 기지가 있는 곳뿐만 아니라 도쿄와 오사카도 (북한의) 자포자기성 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간 나오토 총리가 자위대의 한반도 파견 발언 후 곧바로 꼬리내린 점을 강조하며 "간 정권에는 한국에 있는 일본인을 구출할 시나리오도 없다. 미국인 구출에 협력하면 누구를 위한 정권인지 모르게 된다"고 꼬집었다. 

한국군 전투기가 일본 영공을 맘대로 드나들고, 무시무시한 북한의 미사일이 날아올 줄 모르니 자위대 전투기나 함정이 한반도에 출격할 수 있는 작전을 지금이라도 당장 짜놔야 한다는 소리로 들린다. 

끝으로 신문은 한반도에서 우려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길 기도하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현 정권의 나약함을 건드려 평화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식 언론 플레이다.

지난 10월 육상자위대를 열병하고 있는 간 나오토 총리.(산케이신문)


일본 우익세력은 한반도를 "일본의 목덜미를 겨누고 있는 칼날"로 본다. 물론 직접 '칼'을 꺼내드는 일본과 달리 한반도는 주변의 논리에 따라 만들어지는 종속적인 칼이지만. 

북한과 미국에 의해 시퍼렇게 칼날이 선 한반도. 정작 한국은 칼날이 날카로워도 제 자루를 못 깎고 있다. 한반도 칼날이 자위대에 족쇄를 채운 평화헌법의 숨통을 단칼에 베어버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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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기 직전, 트위터에선 ‘전시 대피 요령이 적힌 공문이 집에 왔다’는 내용들이 올라왔다. 그래서 궁금했다. 애 엄마에게 물었다. 우리 집에도 그런 게 왔느냐고. 잠시 후 쓰레기통으로 향하기 직전의 그 ‘찌라시’(아래 사진)를 볼 수 있었다.

맨 위 제목부터 보고 뜨악했다. <전시 국민행동요령>이다. 공습경보 발령, 대피시 필수지참 용품…. 마치 ‘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니 준비하시오’로 보였다. 나름 확신했던 ‘전쟁불가론’이 ‘전쟁불가피론’으로 바뀌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공문’은 군대 영장처럼 사람을 떨게 만든다.



대피요령 찌라시만 봐도 이럴지언정, 북한 해안포와 마주하고 있는 연평도 현지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과 취재진은 어땠을까. 신문을 보니 다들 대피소 문닫는 소리에, 우리 군이 쏜 포 소리에 전쟁 난 줄 알고 새가슴이 됐다고 한다.

이때다 싶었을 터. 정권은 국민을 살린답시고 사회를 안보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총성으로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위정자나, 고령에도 군복을 입고 “때려잡자”고 외치는 그분들을 제외한) 국민은 전쟁을 원치 않는다. 두려워한다.

그날, 전범국가 일본도 떨었다. 아니, 떨 겨를도 없었다. “천황 폐하 만세”를 외쳤던 일본인들이다. 그러나 ‘천황’은 그들을 불지옥으로 떠밀었다.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들은 더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1945년 3월10일 새벽, 미군 제73, 313, 314 등 3개 항공단으로 구성된 B-29 폭격기 344대가 일본 심장부를 습격했다. 글리세린과 기름을 섞어 만든 소이탄
2400t을 퍼부었다. 지옥불을 맞은 도쿄의 밤은 대낮처럼 밝아졌고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일본은 1944년 11월14일 이후 106회의 공습을 당했다. 이전 공습과는 달리 이날 대공습은 저고도 비행에 의한 야간 소이탄 공격이어서 피해는 막대했다.

불 붙은 기름이 강, 바다에서도 불길을 일으켰다. 시체는 검게 타 남녀를 구분할 수 없었고 물에 떠다니는 사지는 불에 탄 나뭇가지와 구별하기 어려웠다. 당시 경시청은 8만379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10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수공장에 강제로 끌려 온 1만명이 넘는 조선 사람들도 희생됐다. 7만여구가 신원 확인이 안됐다.



방공대책은 ‘너희들은 살 생각 말라’는 식이었다. 내무성이 작성한 자료는 “불이 나더라도 경찰 소방 관리나 경방단(방공 임무를 띤 민간조직)의 지도가 있을 때까지 끝까지 소화와 연소 방지에 나선다”고 적고 있다. 불에 타 죽은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국민에겐 도망치지 말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군대는 적기를 향해 사격도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피해 주민에게 군대가 가진 식량 중 일부를 떼어 도와주는 일도 없었다. 군이 주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희생으로 군이 살아남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폐하의 신민(臣民)은 국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옥쇄(玉碎)를 각오해야 한다.” “우리는 국가를 지키는 전사다. 목숨을 바쳐 지키겠다.” 이른바 ‘천황 군대’는 도쿄 시민을 “황거를 지키는 명예로운 방위전사”로 규정했다. 
 
군인칙유(1882년 천황이 군인에게 ‘하사’)에서는
군인의 덕목 가운데 “천황에 대한 충성”을 가장 중요시했다. ‘천황 통수권’ 아래 일본군을 국민의 군대가 아닌 ‘천황의 군대’로 규정하고 있다. 상관의 명령은 곧 ‘천황의 명령’이니 절대 복종해야 하며 군인의 죽음은 ‘천황에 대한 충절’을 뜻했다.

일왕은 공습을 당한 일주일 후 피해지역을 시찰했다. 신문은 그의 시찰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제목만 봐도 낯간지럽다. ▲황송스럽게도 천황폐하 피해지역 순찰 ▲초토화된 땅에 서신 폐하의 인자하신 마음
▲적을 멸망시키겠다는 1억 일본인의 맹세가 새롭다…. 사진 설명도 기가 찬다. “초토화된 땅을 도보
로 둘러보시다.” 말 타고 시찰했어야 정상이란 말인가? 

피해지역을 시찰 중인 히로히토 일왕.


전후 미국은 일왕의 전쟁책임을 따지지 않았다. 그를 위해 죽은 이들을 신으로 떠받드는 군국주의 색채의 야스쿠니신사도 폐쇄조치를 면했다.

도쿄대공습 후 정든 땅을 떠난 이들은 처참한 체험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다음과 같은 함구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공습피해나 방공 전투 상황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신문이나 라디오를 통해 당국이 알려준다. 이 발표를 절대로 신뢰하고, 마음대로 상상해서 지껄인다거나 직접 보거나 들은 것일지라도 가볍게 글로 쓰거나 말하는 것은 악선전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료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권혁태), 천황제 50문50답(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위키피디아

트위터 @godori71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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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유사시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직접 자위대가 나서 한국의 내부를 통과해 행동할 수 있는 룰은 정해져 있지 않다. 만일의 경우 구출활동에 나설수 있도록 일·한 사이의 결정 사항도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지금 몇 가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 북에 있는 납치피해자를 어떻게 해서 구출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일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안그래도 연평도 사태 잔영이 가시지 않은 한반도에 일본 총리가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뒷골 땅기게 한다.  


파장이 커지자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이 나서 “(자위대 파견은) 검토조차 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독도 영유권 주장 여부에만 신경을 곤두세웠던 2010년판 일본 방위백서를 들춰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 정부는 한반도를 포함한 외국에서 긴급사태가 발생시 자위대 파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는 방위백서의 <자위대의 운용> 제2절 ‘새로운 위협과 다양한 사태에 대한 실효적 대응’ <기타 대응- 재외국민 등의 수송태세의 정비>에 잘 드러나 있다. 




내용은 이렇다.

방위상은 외국에서의 재해, 소요 등 긴급사태 때 외상의 요청이 있으면 협의 후 재외 국민을 수송할 수 있다. 자위대가 파견 대상국의 공항, 항만 등에서 재외공관으로부터 재외국민을 인계받아 항공기, 선박까지 안전하게 유도한다. 이를 위해 육상자위대는 헬리콥터와 유도부대 요원을, 해상자위대는 수송함을 비롯한 함정과 항공부대를, 항공자위대는 수송기 부대와 파견요원을 각각 지정하는 등 대기태세를 유지한다.

재외국민 등의 수송은 육·해·공이 긴밀히 연대해 이뤄지며 통합조정을 위해 수송기와 수송함 등을 이용한 통합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방위성은 매년 태국서 열리는 다국간공동훈련 ‘코브라 골드’ 재외국민 등 수송훈련에서 현지 일본인 및 일본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외무성과의 연대와 해외에서의 자위대 활동요령 숙달을 강화해 임무수행 능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재외국민 등의 수송은 2007년 1월 본래임무로 지정됐다.


언제나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자위대 무장에 대한 비판을 요리조리 피하는 일본이다. 머리 아프다. 그래서 방위백서에 적힌 문자 그대로 따져보고 싶다.


백서는 파견 대상국과의 협의나 허가 등의 문구는 아예 제쳤다. 자국 외상과 방위상이 협의하면 “파견하고 자국민을 데려올 수 있다”고 못박았다. 육·해·공의 자위대원들과 각종 군장비를 동원한 입체작전으로 자국민을 안전하게 실어오겠다는 목적을 명확히 했다.


재외 일본인 수송 가상도


일본인 수송 훈련 모습=이상 일본 방위성



방위백서는 또 육상자위대의 ‘유도부대’ 개념을 “수송부대(자위대 항공기, 함정)와 함께 파견돼 현지에서 재외국민 등의 유도·보호 임무를 띤 임시 편성 부대”라고 규정했다. ‘유도 및 보호’하겠다는 건 전투지역이라면 무장하겠다는 얘기다. 그것도 외국에서. 

간 총리의 자위대 파견 검토 발언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해외에서 무력 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나 자위대법은 전투 지역에서의 자국민 구출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 해석을 크게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현행 자위대법은 방위백서가 말하는 것처럼 외국에서 재해나 소요 등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수송기와 함선 등으로 자위대가 일본 국민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수송의 안전이 확보됐을 때’로 한정하고 있다. 실제론 파견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위대는 현재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활동 등에만 제한적으로 파견되고 있다.

그래서 간 총리의 이번 발언은 연평도 사건을 이용해 1999년 ‘주변사태법’ 제정 이래 숙원인 자국민 피란을 위한 자위대 출병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군다나 방위백서는 현재 해외 거주 일본인 수송을 위한 육·해·공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간 총리의 발언을 두고 “이렇게 한반도에 불안 요소가 생기면 민간이나 자위대를 포함해서 (일본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두뇌 체조(브레인스토밍)를 해둬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겠느냐”고 한 관방장관의 해명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미 검토했고 구체적인 훈련까지 하고 있으며 일이 터지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게 방위백서의 요지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홍보 영상.


방위백서가 말하는 ‘일이 터지는 곳’은 구체적으로 어디를 지목하는 것일까. ‘안 봐도 비디오’다. 방위백서엔 탄도미사일 방어 등에 관한 언급이 있다. 미국과의 MD 공조체제를 강조하면서,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항목을 따로 싣고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 일본의 전 각료가 비상대기하는 등 생난리를 친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도쿄신문은 일본이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2만8000명의 피난을 위해 한국 측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이미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이 이 같은 계획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타진했는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방위백서는 재외 일본인 수송이 2007년 1월 본래임무로 지정됐다고 했다. 그 전에는 어떤 임무였으며 왜 본래임무로 전환됐다는 것인가. 
 
유사시 외국에 체류하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본국으로 데려오려는 건 지극히 상식적이다. 하지만 일본은 경우는 다르다.  전범국가에 대한 '징벌'로 만들어진 평화헌법을 외면하고 타국과의 협의는 무시하며 무장한 채로 전투지역에, 더구나 지금도 일제를 향한 증오를 곱씹고 있는 한반도에 상륙하겠다는 식의 발상을 하는 일본은 그래서 요주의 국가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에 설익은 총리 담화를 발표하더니 이젠 자위대 출병까지 거론한다. 예나 지금이나 버릇 없긴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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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힘이지만 때론 모르는 게 약이 될 때도 있다. 위키리크스 파급력, 세다.

“북한의 납치문제에 집착하는 일본은 일을 망칠 힘은 있지만 해결할 능력은 없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면 성가신 일이 된다…."

중국 고위관리가 미국 측에 전한 말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이 같은 사실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애써 '담담한 척'하지만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본은 또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중국의 진짜 속내가 궁금할 터.

이에 대해서도 위키리크스가 거들었다. 

작년 6월 당시 주 카자흐스탄 대사였던 청궈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아스타나에서 미국 대사와 식사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을 피력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 약속을 지키게 해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화내지 않게 하는 게 목표라는 것. 

한국과 미국은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그런데 이번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공개로 김정일은 잔뜩 열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정일은 피해망상자다" "힘빠진 늙은이다" "3~5년 이상 살 것 같지 않다" "김정일이 사망하면 2~3년 내에 붕괴될 것이다" 등 온갖 악담이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미 대사에게 “중국의 젊은 공산당 지도부 인사들은 북한을 유용하고 믿을 만한 동맹으로 여기지 않는다” “중국 당국자들은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자의적 해석에 바탕을 둔 발언을 했다.  






 
중국은 북한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길 원치 않는다. 정권 붕괴는 더더욱 그렇다.


리시광 칭화대 교수는 북한의 붕괴는 중국에 대재난이 된다고 분석했다. 11월29일자 환구시보에서 밝혔다. 과거 청일전쟁과 한국전쟁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 문제는 한국과 북한의 문제만이 아니라 중국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 정권은 붕괴한다"고 진단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2600만명이 넘는 난민이 중국 동북부에 유입해 그 지역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한·미군이 '유엔평화유지군' 자격으로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 들어가 코소보처럼 이 일대를 독립시키려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경거망동은 신경에 거슬리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는 게 중국의 딜레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는 작년 10월 중국 외교부 관리가 미 국무부 관리에게 "우리는 그들(북한)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웃국가다"라고 말한 사실이 적혀 있다.

더군다나 중국은 '잠자는 전범' 일본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외교전문에는 일본의 핵무장 위기론도 거론됐다. 그 중심엔 북한이 있다.

싱가포르의 리 콴유 전 총리는 북한 핵개발에 맞서 일본이 핵무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 콴유는 작년 5월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전보장회의' 때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했다. 스타인버그는 북한의 핵보유는 일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고, 리 콴유는 "그럴 경우 일본은 핵무장을 추진할 게 확실하다"고 답한 것.

리 콴유는 또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걸 바라지 않지만 한국 주도에 의한 통일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중국 당국자들은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우리 당국자의 발언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그는 북한이 핵무장하면 일본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며 중국은 분명히 이를 계산에 넣고 있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주요장비(해상자위대 홈페이지)



일본은 늘 '핵'을 머릿속에 담고 있는 나라다. 최근에 두드러진 게 아니다. 이미 1960년대에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자신했다. 

69년 2월 당시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서독과의 협의에서 “일본은 북한 등의 위협이 있을 때 원자력 개발과 로켓 개발 연구를 합쳐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중국과 인도가 핵을 보유하는 등 아시아에 핵 보유국이 증가하면 일본이 위험해진다. 일본의 기술은 핵무기 원료를 만드는 데 충분하다”면서 서독 측에 협력을 요청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2005년 이렇게 말했다.
“북한의 핵·생화학 무기 위협은 오랜 잠에 빠져있던 일본을 깨워 재무장시킬 것이다. 나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연평도에선 포 사격훈련이 예고돼 있다.
이래 저래 한반도는 '위기'만 리크스될 뿐이다.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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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3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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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전 공작원이 탄 헬리콥터가 지금 이륙했습니다. 도심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자국민들을 납치한 나라의 여성 '테러리스트' 때문에 일본 열도가 들썩였다.

탑승 1시간에 우리 돈으로 2000만원이나 한다는 전세헬기를 타고 관광을 즐기는 등 국빈대접을 받았다. 언론들은 우리로 치자면 한여름 '소독차'를 뒤쫓는 아이들처럼 생난리를 쳤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별장까지 제공한 일본 정부는 북한의 납치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테러리스트' 환대에 대한 비난은 감수해야 했지만.

KAL 858기 폭파범으로 지목된 김현희씨가 1987년 12월 입에 자살방지용 재갈이 물린채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여기에 모자라 한 방송사는 '테러리스트 김현희'를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제작했다.

바로 TBS의 특별기획 <대한항공기 폭파 23년째의 진실―독점 김현희 11시간의 고백 & 완전 재현드라마, 나는 이렇게 여성 테러리스트가 됐다>가 그것이다. 김현희와의 장시간(11시간) 인터뷰를 통해 김현희 시각에서 1987년 11월 KAL기 폭파사건을 얘기한다는 내용이다. 

김현희 드라마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테러리스트를 미화한다"는 등의 비난이 빗발쳤다. 그래도 TBS는 방송하기로 했고, D데이는 이달 29일이었다.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영하기로 한 TBS가 돌발변수에 부닥쳤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다.

TBS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김현희 드라마 방영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방영 날짜도 미정이라고 고지했다.

방송사 측은 "이번 방영 연기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그 후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김현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TBS가 "경찰 오토바이 때문에 (언론사 차량) 스피드가 제한되고 있어, 김 공작원이 탄 차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라며 리얼타임으로 김현희의 일거수일투족을 방송한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 방영 중지는 쉽게 납득이 안 간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연평도 공격 사건을 오히려 절호의 찬스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일본 TBS가 제작한 '김현희 드라마' 한 장면.


정말, 시청자들의 감당못할 포격을 두려워한 것일까. 아님, 북한을 의식했다?! 여하튼 이 시점에 김현희 드라마를 내보내면 적지않은 파장을 낳을 것이라는 판단은 한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는 좀 다르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발생한 날, 정확히 말하면 사건 발발 다음날 새벽이다. 야근을 한 날이다. 맛깔나는 치킨 한 조각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려는 순간, TV를 보고 '뜨악' 했다. 

연평도 관련 특보가 끝나더니 갑자기 낯익은 인물이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이다. 바로 '황장엽'이다. 생전에 한 인터뷰를 내보낸 것이다. KBS였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막으로 '긴급편성'이라고 소개했다(손에 든 치킨 조각이 뼈 없는 것이어서 다행이었다). 옆에 자리했던 한 부장이 탄식했다. "야~, 이건 진짜 아니다!"

김현희는 드라마 제작을 위한 TBS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에 밤잠을 설치고 있을 국민들을 위해 황장엽 인터뷰를 내보낸 '친절한' KBS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내 머리는 신흥종교로 세뇌되고 몸은 ‘(뭔가를) 하라’고 하면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로봇과 같았다. 인간성이
라든가 죄책감과 같은 감각은 마비돼 있었다.”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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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있어서 한국전쟁이 가지는 의미는 그야말로 신풍(神風)입니다. … 한국전쟁은 일본 경제의 신풍이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 전후 일본은 3년의 한국전쟁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쇼와사>

일본에 처음으로 '신풍(神風·가미카제)'이 분 때는 대제국 몽골이 일본 정벌에 나선 13세기 후반. 몽골은 수천척의 배에 수십만명의 병사를 싣고  규슈 상륙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이상한 바람'으로 실패했다. 일본인들은 신이 일본을 지켜주기 위해 선사한 바람이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기울어가는 전세를 뒤집기 위해 일본은 9.19 테러의 원조 격인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편성, 신에게 다시 한번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신은 '패전'이라는 통풍(痛風)으로 화답했다.

일본이 스스로 일으킨 바람은 늘 실패했다. 정권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한반도 정벌로 돌리기 위해 일으킨 임진왜란처럼. 그래서 일본은 한국전쟁과 같이 언제나 사방에서 '본의 아닌' 순풍이 불길 기대하고 있는 섬나라다.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간 나오토 정권으로선 북한의 이번 연평도 포격을 여론의 시선을 한반도로 돌릴 수 있는 절호의 '신풍'으로 받아들일지 모른다.

간 총리는 연평도 포격 사건 후 최근에 없던 정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간 정권은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조선학교에 대한 고교수업료무상화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건을 물타기해서 조총련계에 대한 비난여론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찬스로 보고 있겠지만 간 정권은 표정 관리를 좀 잘해야 할 듯싶다.

한 민주당 간부가 "북한의 포격은 민주당으로선 신풍이다"라고 속내를 입 밖에 드러내버렸다. (관련기사





북한 포격으로 고인이 된 우리 해병대원들과 주민들이 고이 잠들지 못하게 하는 '망언'이다. 아직도 포탄 공격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한 현지 주민들과, 전쟁 발발을 우려하는 한국인들에게 재차 공격을 가하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발악에 다름 아니다. 

일본 자민당은 즉각 반응했다. "어찌 그런 발상밖에 할 수 없느냐."
아베 신조 전 총리도 "병사 2명이 죽었다. 이 일까지 정국에 이용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황당하다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물결친다.


이미 한물'간' 정권이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 지지율 회복을 위해 어떤 '칼있으마'를 보여줄지 사뭇 궁금하  지 않다.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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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2010.11.25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어제 블로그 포스팅 하나 발주(?)하려 했는데 도나리님 전번이 없어서 문자를 못 넣었어요. 기둘리고 있었는데 역시 올려주셨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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