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체 전력 수요량의 30% 이상을 책임져왔고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전력회사라는 도쿄전력.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원전 사고로 주가와 함께 신뢰도 또한 곤두박질쳤습니다. 지금도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온몸으로 비난을 받는지라 술자리 등지에서 자신의 신분 공개를 꺼리고 결혼도 할 수 없게 됐다는 도쿄전력 직원들의 사연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도쿄전력 직원의 1급비밀). 도쿄전력에 대한 일본인들의 분노는 아직 가시지 않은 듯합니다. 이번엔 인터넷상에 도쿄전력 직원을 겨냥한 ‘전력회사 직원을 살해하는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파이널 브레이커(Final Breaker)>라는 이름의 플래시 게임입니다. 게임 어디에도 도쿄전력 얘기는 없습니다. 다만 게임 설명을 보면 그 누구라도 이 게임이 도쿄전력을 타깃으로 삼은 것임을 알 수 있죠. 게임 설명은 이렇습니다. “2039년 전국에 확산된 방사능 영향으로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진다. 살아남은 자들도 백혈병과 암으로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다.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선 전력회사 직원과 그 가족으로부터 이식용 장기를 적출하는 길밖에 없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6월 전력회사 직원 일가 살해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전력회사 직원을 참살하는 축제가 시작됐다...”  죄없는 국민들이 피폭됐는데 전력회사 직원과 가족들은 왜 멀쩡하냐, 가만둘 수 없다, 네들도 당해봐라는 잔인한 스토리네요.


전력회사 본사 입구에서부터 살인은 시작됩니다. 칼을 든 이는 회사 안에 난입해 같은 제복 차림의 전력회사 직원들을 무참히 살해합니다. 아예 토막을 냅니다. 유혈이 사방에 낭자합니다. 전력회사 직원을 죽이면 하단에 사망자 수가 올라갑니다.



“상쾌하다” “불쾌하다” “게임이 너무 단조롭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옵니다. 예상못한 목소리도 들리는군요. “이건 도쿄전력 직원이 일부러 만들었다.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이쯤 되면 일본 사회에 비치는 도쿄전력의 위상을 짐작하고도 남겠죠.


네티즌들이 분노하는 이유, 있습니다. 도쿄전력의 늑장보고에 사고은폐 의혹 등도 한몫했겠지만, 특히 일부 도쿄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불난 데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지난 4월 말, 올해 도쿄전력에 입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22세)이 도쿄전력에 비난이 쇄도하자 인터넷상에서 “지금 누구 덕으로 전기를 사용하나 잘 생각해 비판하라. 불만 있으면 전기 사용하지 마!”라고 말했답니다. 그는 또 “비판하는 이는 극히 일부다. 보통 도쿄전력 힘내라고 응원한다. 사장이나 간부가 나쁘다고 말하지만 전부 필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런 사람을 비판하는 인간은 직접 원전에 가면 되지 않으냐”라고 했습니다. 이 분 술을 많이 마신 모양입니다. 간덩이가 부을 대로 부은 것 같으니 말이죠.


스스로 도쿄전력 직원이라 밝힌 이도 거듭니다. “(다들) 우리에게 월급 내놓으라고 말하는데 우리,  부자가 꽤 많다. 월급 깎이는 순간 일을 안 할 것이다. 감봉되면 후쿠시마도 가시와자키(니가타현)도 멜트다운되고, 관동지방이 대정전돼도 복구 안 한다. 그래도 좋으냐.” 이쯤 되면 한번 해보자는 것이죠. 


직원들 살해 게임은 너무했다는 생각이지만, 어디까지나 이번 원전사고로 까발려진 도쿄전력의 오만함에 대한 분노로 읽힐 뿐입니다. '공공의 적'이 돼버린 도쿄전력 사장은 첫 기자회견 이후 얼굴을 보이지 않고 직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원전 근처엔 얼씬도 않았죠. 정부와 언론을 컨트롤할 만큼 강력한 권력을 지닌 도쿄전력은 일종의 '독재'였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원전 폭파 사실을 총리가 TV를 볼 때까지 보고도 하지 않는 오만방자함을 보였습니다. 또한 도쿄전력이 언론에 발표된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이뿐이겠습니까. 태평양 연안 바다를 ‘함부로’ 공포의 바다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도쿄전력(일본)의 행태를 두고 '전 세계를 향한 핵테러'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한국을 포함한 원전 보유 국가에 핵(원전) 논란을 심어주긴 했네요.


이 게임을 본 한 네티즌은 “조지 W 부시에게 신발 던지는 플래시 게임이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공감합니다.

2008년 이라크에서 한 기자가 “이 개야, 작별의 키스다”라며 부시를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진 사건, 진정한 ‘공공의 적’의 수모를 봐서 그런지 참 웃겼습니다.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비슷한 테러(?)가 발생했고, 부시를 향한 분노를 신발 투척 패러디로 대신하는 네티즌도 늘었습니다. 경호원을 훌쩍 뛰어넘는 민첩한 운동신경을 보였던 부시는 올해 초 스위스를 방문하려 했죠. 그런데 현지 진보단체가 대규모 '신발 투척' 시위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자 취소했다네요. 이래서 죄 짓고는 못 사는가 봅니다.



▶  ‘신발, 피하면 되고~’ 부시 패러디 봇물 (동영상)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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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잔인하군 2011.06.25 1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는 이해가 되지만 잔인한 게임의 동영상을 올린건 또 무슨 생각인가?
    얘들이 볼거라는 생각은 안 하나?
    게임영상물 심의는 하면서 이런 기사에 이런 잔인한 동영상을 올려도 되는 것인지?
    의미없는 동영상은 삭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