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그녀에게 프러포즈했습니다. 절대 고생 안 시키겠다고. 김비서가 모는 차로 모시겠다고 했죠. 물론 그녀의 반응은 "푸훗.."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너무 고마웠죠. 그 후 그녀의 모든 것을... 그녀의 몸 곳곳을 사랑했습니다. 그러고 사랑의 결실을 봤죠. 한순간도 떨어져선 못 살겠다던 그들은 어느 순간 각방을 쓰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그들의 유일한 스킨십은 일하러 떠날 때 가볍게 포옹하고 짧은 뽀뽀를 하는 것뿐입니다.   

 

2009년 일본에서 ‘유행어 대상’ 톱10에 든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초식남’이죠. 자신의 관심분야나 취미활동에는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나 결혼에 대해선 소극적인 남자를 가리키죠.


미팅이나 데이트에는 관심없고 일이 끝나면 곧바로 집에 들어와 추리닝만 입은 채 맥주에 오징어를 즐겨 뜯는 ‘건어물녀’처럼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연애나 결혼을 목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각종 선물 공세를 펼치고 어떻게 하면 멋진 프러포즈로 큐피트 화살을 꽂을 수 있을까 잔머리를 굴리던 육식계에 대한 진절머리로 생긴 신조어라고 나름 규정해 봅니다.


초식남에게만 먹히던 마법이 육식남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육식계가 점점 초식계로 변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군요.


최근 ‘여성세븐’에 실린 한 샐러리맨(도쿄 거주. 41)은 “이제 (남은 생에) 섹스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컴퓨터 관련 업체에서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늘 막차를 타고 퇴근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샤워하고 곧장 침실로 향합니다. 그런데 아내의 온기가 없는 침실입니다. 


“최근 5년 동안 아내와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 침실을 따로 썼기 때문이죠. 아내와는 이제 특별히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내뿐만 아니라 그 어떤 여성과도 섹스할 생각이 없다고 하네요. 
한때(30대)는 기회가 생기면 바람이라도 피울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망상도 안 한다네요. 이유인 즉 “시간도, 돈도 없고 몸은 이미 중년, 그런 나를 상대해줄 여성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일 생각만으로도 벅찹니다.” 


그의 말은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남녀 생활의식 조사’ 결과를 대변합니다. 20·30대 부부 10쌍 중 4쌍은 ‘섹스리스’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40대 부부는 절반 가까이가 의무방어전도 치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4년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섹스리스 부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성생활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는 ‘귀찮아서’가 20.9%로 가장 많았고 ‘일로 피곤해서’가 16.1%였습니다. 더군다나 성관계에 대해 ‘혐오한다’고 답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세대나 남녀를 불문하고 “이제 섹스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달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사람들과 얽히고설키기 싫은, 그야말로 의욕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인간의 섹스 의미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출산, 또 하나는 안심감과 신뢰감 획득입니다. 남녀는 섹스를 하면서 서로 말하고 스킨십하고 알몸을 내보입니다. 그러면서 존재감을 확신하죠. 그 행복이 쾌감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섹스를 원치 않는다는 것은 자신을 노출하기 싫고 나아가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고 그럴 여유도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저출산을 고민하기는 매한가지.

우리 정부는 자녀 몇 이상 출산하면 "OO해주겠다"는 등 단발성 정책을 난무합니다. 안 통합니다. 결실이 안 맺혀지네요. 이러다, 여성가족부가 조만간 ‘성욕강성의 해’를 선포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늦기 전에 사랑합시다 ^^/

Posted by 경향교열 고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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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막의 별 2011.10.10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되는군..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데...흠.. 아직 난 짐승남? 하지만 서서히 초식남 징후가...

  2. moon 2011.10.21 2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결혼10년차 초식남이 되어가고 있는 내모습! 예전 그감정은 어디로? 휴~

  3. moon 2011.10.21 2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결혼10년차 초식남이 되어가고 있는 내모습! 예전 그감정은 어디로? 휴~

  4. 상황이 2012.07.24 1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황이.. 여건이 나를 초식남으로 완전 탈바꿈 시킨 듯...
    이젠 뭐, 나또한 별로 의욕(?)은 없는데.. 단지, 건강이 좀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더 무너지지 않아야할 거 같은 정도로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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